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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소민] "나부터 다시 시작, Just Start Again" (칼럼 제470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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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정책의 대안

KOLOFO 칼럼 제470

 

나부터 다시 시작, Just Start Again!

정소민

통일교육강사

 

최근 남북 관계에서 정상들의 만남으로 빛난 공간 JSA7년 만에 가보게 되었다. 운 좋게 2000년 제작된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 작업에 참여했던 분과 동행해 버스에서 영화를 추억할 수도 있었다. 영화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위 경비초소에서 만난 인민군과 한국군이 따뜻한 우정을 나눴으나 서로를 믿지 못해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던 내용으로 "지금 한반도는 겨울 들판과 같다. 조그만 불꽃 하나로 모조리 불타버릴 수 있다"는 대사처럼 냉전의 긴장 속에서 서로를 끊임없이 적이라고 교육해야 했던 학습된 분노와 기막힌 분단 현실의 비극을 전했었다.

 

다시 찾은 JSA는 영화 속 그 긴장이 사라진 듯, 남북 9·19 군사합의에 따라 경비군인들 모두 권총도 방탄 헬멧도 착용하지 않았고, 마주보는 신경전도 없이 서로 등지며 서 있었다. 새소리 속 새파란 도보다리를 걸으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상들의 만남으로 떠들썩했지만 정작 JSA관련 합의된 내용처럼 북쪽 구역까지 자유로이 왕래할 수는 없었다. 최고 정상들이 극적으로 만나 합의한 내용조차 막상 중간 실무레벨에서는 실행이 어렵고 더딘 그 현실을 하향식(top down)합의 방식이 지닌 한계점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통일한반도를 향한 가장 즉각적이고 강력한 동력은 평범한 너와 나 우리 대중들, 즉 아래로부터(bottom up)의 국민적 합의에서 추동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의 촛불혁명처럼 말이다. 유모차 아기부터 교복차림 학생까지 어린 참가자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 대부분은,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외칠 때 발휘되는 위력을 분명히 경험한 바 있다. 이제는 이 국민의 힘을 다시 일으켜 영구적인 평화와 공존을 위한 통일 한반도를 외쳐야 할 때라 생각한다.

 

관건은 통일 공감대에서 비롯된 국민적 합의 도출이다. 현 정부는 통일 문제의 정쟁화 및 남남갈등으로 인해 역대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이 대부분 실패했기에, 정부 주도가 아닌 대다수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자 '통일국민협약'() 체결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그러나 전 정부 통준위의 통일헌장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명멸해온 또 하나의 사회적 합의 추진 시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숱한 통일 담론이 넘쳐나고 정쟁과 갈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통일 문제를 기존의 방식과 구조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다함께 통일한반도를 외치려면 아예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이 절실하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통일문제도 다양성 집합 능력의 법칙’(Diversity Trump Ability Theorem)’ , 평범하지만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전문적이고 제한적인 집단에 비해 문제 해결 성과가 더 우수한 점에 근거하여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소위 난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예상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 혁신적인 생각은 거의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기존 방식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비롯되는 경향이 있으니, 통일 문제도 관련 종사자가 아닌 다양한 다수의 시민들이 신선한 시각으로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IBM이노베이션 잼에서 온라인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40만 명의 참여자와 3~4일간 집중 토론해 5만여 개의 아이디어를 추리고 일부 신사업화 했던 경우처럼, 제재국면이지만 남북한이 교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단시간 집중적으로 모아보면 어떨까? 그래서 먼저 나부터잠시 상상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무현금! 곽밥(도시락) 싸들고 가는 금강산 당일치기 투어’, ‘서울평양시민 인간띠잇기 생중계’, ‘한반도와 유라시아 명소 VR 체험등을 떠올려 본다. 단지 JSA에서의 남북미 정상들의 만남은 위로부터의 시작일 뿐,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공존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시작이 필수적이다. 바로 너와 나, 우리들의 마음과 피부에 직접 맞닿는 혁신적이고 자발적인 해결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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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중앙대 북한개발협력학과 석사졸업 & 경희대 국제개발협력학과 박사수료, 현 통일교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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