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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현준] 북한은 왜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할까? (칼럼 제584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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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 칼럼 제584호


북한은 왜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할까?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1월 5일과 11일 연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진행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세계적으로 러시아, 중국, 미국 등 3개국 정도만 보유하고 있는 극히 위험한 전략무기다.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군사 강국들이 앞다투어 이 무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최첨단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피하여 적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상대방의 각종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공격력을 보유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핵무기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의해 사전 및 사후에 그것이 무력화될 수 있다면 핵무기 보유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은 현재로서는 어느 국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북한이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집착하는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자주국방을 강조해 왔다. 사상, 정치(외교), 경제, 군사 등에서의 ‘자주’가 실현(4자 노선)되지 않으면 국가가 강대국에 예속되어 “바보가 된다”라는 것이 당시 김일성의 논리였다. 그것은 당연히 한국전쟁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북한은 한반도의 휴전 상태가 지속되는 한, 언젠가 미국과의 ‘재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고 ‘거들먹거리고 오만한’ 구소련과 중국(한국전쟁 시 중국의 팽덕회가 김일성의 뺨을 때림)의 도움 없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자주국방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서도 ‘자주국방’이 중시되고 있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은 무정부 상태의 국제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국가든 군사적 힘을 키워서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대방과 ‘세력균형(balance of power)’을 이루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세력균형의 수단으로서 ‘핵무기 유용성’을 강조한 신현실주의자인 월츠(K. Waltz)는 세력균형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순전히 자국의 능력만으로 힘을 키우는 내적균형(internal balancing)과 다른 국가와 동맹을 통해 힘을 키우는 외적 균형(external balancing)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월츠의 세력균형론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아직도 유용한 이론이다. 세력균형론은 재래식 무기가 열악한 제3세계 국가가 왜 핵무기 보유를 통해 전쟁 억지력(deterrence power)을 강화하려는 가를 잘 설명해 준다. 세력균형론은 국가 간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안보 딜레마(scurity dilemma)를 야기해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하지만 약소국 입장에서는 궁여지책일 수밖에 없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으려는 ‘주체 공화국’ 북한으로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남한, 일본 등의 안보 불안을 야기시켜 군비증강을 촉발시킴으로서 역으로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시켜 경제난을 심화시킨다. 경제보다 국방을 우선시 하고 강대국에게 예속될 수밖에 없는 동맹의 길이 아닌 자강력을 통한 안보유지 전략을 택한 북한으로서는 향후에도 일련의 전략 무기 실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전략무기 개발 목적이 ‘대미 협상용’이 아니라 주체공화국 보존을 위한 ‘생존용’이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방법은 북한이 첨단 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는 국제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당분 간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북한과 세계가 ‘평화 공존’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을 더 이상 코너로 몰지 않아야 한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정답이다. 북한도 자강력을 통한 국방 유지 전략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어 민생이 파탄 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력만으로 국방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세력균형은 반드시 깨어지게 되어 있고 전쟁 아니면 약소국의 붕괴로 결말이 났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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