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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지영]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북·중·러 블록화와 북한 관광 (칼럼 제647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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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칼럼 제647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북··러 블록화와 북한 관광

 

국립통일교육원 김지영

 



코로나 19의 종식과 러우전쟁의 지속


코로나 19 팬더믹이 끝났다. 21세기 인류에게 죽음의 공포와 전 사회적 충격을 안겨준 전대미문의 팬더믹은 202355일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선언으로 끝이 났다. 2020312일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pandemic)’을 공식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코로나 19는 전 세계 최소 700만 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비대면 회의의 일상화와 디지털 가상세계를 앞당겼으며, 급격한 재정확장정책으로 인해 경제 최강국인 미국 경제를 디폴트 위기에 몰아넣었다. 팬더믹은 탈냉전 이후 전 세계가 30년 가까이 신봉했던 글로벌 공급망을 전면적으로 단절시켰고, 미국의 보호주의와 미중 간의 첨단기술 패권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그리고 미증유의 팬더믹은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냉랭해진 남북한의 접경을 완전히 단절시켰고, 북한은 최대 협력국인 중국과의 경제사회 교류도 중단했다.

 

1년 넘게 지속되는 러우전쟁은 기존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 2022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루블화는 국제결제시스템에서 제외되었고, 유럽으로 향하던 러시아의 가스와 석유 수출이 중단되었으며, 중러관계의 경제적 결속은 더욱 강화되었고, 중동은 러시아와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민첩성에 미국도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한 대응을 하고 있다. 러우전쟁은 탈냉전 시기 약화하던 유럽 내 나토 위상의 재강화, 독일의 방위비의 2배 인상, 일본 3대 전략문서의 개정, 한국과 일본 내 핵 억제력에 대한 의제 확산 등의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나비의 날개짓이 한반도에도 북··러 블록화의 심화라는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중경쟁의 격화와 러우전쟁은 북한의 새로운 전략 노선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2019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자력갱생과 중러와의 관계 중심 노선을 채택했다. 북한은 2022년 역대 최다 미사일 실험을 진행했다. ··장거리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과 단거리미사일에 준하는 사거리와 살상력을 지닌 초대형 방사포(KN-25)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도 포함되었다. 2023년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수중에서 대항모 전술 무기인 핵드론 실험까지 진행하였다. 북한은 같은 해 9월 핵 보유를 법제화하며 적극적·선제적·자의적 핵사용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안보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무력화 되었다. 한미는 대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북한 핵보유 선언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식 핵공유를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은 커지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더욱 냉랭하게 교착되고 있다.

 

양안해협을 둘러싼 미중안보경쟁의 격화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대러제재의 강화는 북··러의 블록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확실성 강화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확실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미국 및 서방과 간접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과의 식량 지원 및 인력교류를 좀 더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과 중러 간의 경쟁구조 심화는 중러의 대북경제지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북··러 블록화의 심화는 국제제재 하의 북한의 관광 산업의 재개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코로나 19의 종식과 북··러 블록화 심화의 시작, 북한 관광 재개


코로나 이전의 북한은 관광 산업 육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김정은 시기 북한은 원산-갈마 지구, 삼지연 지구 등의 특구 건설에 집중했고, 관광을 체제선전, 사상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과 달리 경제적 실리 추구의 관점에서 외화획득 사업으로 중점 육성하고자 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체제 전환국은 개혁개방 초기 개발구 건설 및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 개발에 필요한 외화를 획득했고, 북한도 이러한 사례를 통해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지난 12차 북미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와 하노이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현지 관광시설 위주로 방문한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교통수단과 대금 지급 방식의 한계로 인해 관광산업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북중 간 북한 국적 항공기와 열차를 사용하고 대금을 현물 또는 현금+현물 형태로 지급하면서 제재와 무관하게 진행되었다.

 

북한 관광 산업에 대한 통계는 북한경제에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을 잘 보여준다. 2018~19년 북한의 대중 수출은 각각 21,000만 달러였고, 중국인 관광객이 1인당 400달러의 관광수익을 북한에 준다고 가정할 경우, 관광수익은 9,600~1800만 달러(2019년 상품수지 적자 236,000만 달러의 4.1~4.6%) 수준이다.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직전 북한은 2019년 역대 최대인 약 26~3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북한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시진핑 주석의 평양방문 이후 급증하여 전년 대비 30~5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1223.7만 명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이 시기 중국 관영언론이 북한관광에 대한 홍보를 늘리고, 동북 3성 지방정부는 대북관광을 추동했다. 특히 랴오닝성과 지린성은 북한관광상품을 지역 관광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의 효과를 경험하기도 했다. 북한 내 외국인 관광객의 약 90%가 중국인이었으며, 그중 중국 사회주의 문화에 대한 향수가 있는 노년층(60세 이상)60%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북한은 2020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국인 관광을 중단하였다.

 

2023년 중국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으로 3년 동안 여행을 못 했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1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건강시보 보도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에 중국 내 여행상품 예약이 지난해보다 7배 이상 증가했고, 해외여행 예약은 18배 이상 급증했다. 따라서 본격적인 북한 관광이 재개되면 2019년 시진핑 주석이 약속했던 대규모의 대북관광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대사는 러시아가 관광 분야에서 북러 간 무비자 여행 추진 등 협력을 진전시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 국민이 북한 관광에 큰 흥미를 느낄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의 여행절차 완화를 위해 이미 협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코로나 19의 종식과 함께 북한은 관광 산업의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20233월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직원들을 복귀시켰으며, 중국도 북중 세관 직원들도 올해 초 업무에 복귀했다. 사우스모닝차이나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여행사 관계자 "북한의 관광총국, 610일부터 중국 관광객 허용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RFA(자유아시아방송)는 북한 당국이 중국 내 여행사들과 접촉해 올해 8월부터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재개될 수 있음을 알렸다고 5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다르나 북한 당국의 관광 재개에 대한 방향은 일치하고 있다.

 

러우전쟁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의 군사실험과 도발에 주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질서변화는 코로나 종식 이후 북··러 경제 블록화를 통해 나타날 것이다. 20196월 평양에서 시진핑 주석이 약속했던 대북경제지원 계획, 러우전쟁으로 유럽에서 고립된 러시아의 북··러 결속의 필요,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 이후 북한의 새로운 전략적 대외노선이라는 세 마리의 말이 코로나 19라는 고삐가 풀리면서 무섭게 질주할 것이다.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는 고삐 풀린 말들의 질주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리고 그 등에 탈 방법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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