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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영윤] 2024년 신년특집 칼럼 시리즈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무책임한 것이다” (칼럼 제678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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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물류포럼 칼럼 제678

2024년 신년특집 칼럼 시리즈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무책임한 것이다

- 조정래의 소설 천년의 질문을 읽고 -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1.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무책임한 것이다.” 조정래의 2019년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에 쓰인 문구다. 이 글귀를 보고 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의 정치가 너무나 한심해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내 생각이 보기 좋게 한 방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엉망진창인 느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진 국격에 정치권은 모두 불구대천의 원수로 싸우는 나라. 원수도 이런 원수가 없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너무 못한다. 이렇게 못할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자신의 잘못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막무가내다. 바깥으로 나가면 예의도 의전도 내 몰라다. 엄청난 돈을 들였어도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으면 부끄러워서라도 한동안 조용히 있어야 할 텐데 하는 일이란 고작 기업인들을 강제로 불러 시장가서 떡볶이를 먹인다. 한마디로 유치하다.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간 명품가방을 함정 선물로 몰아 준 사람을 오히려 벌줄 태세다. 그렇다고 받은 것이 없어지는가? 함정 선물이 아니면 얼마든지 받아도 된다는 말인가? 억지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자기에게 맞는 사람들만 가지고 논다. 혼자 다 할 수 없다면, 인사라도 잘해야 할 텐데 검찰로만 요직을 장악한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데리고 가서는 마구잡이 조지고 탈탈 터는 식이다. 세상의 모든 권력을 다 가진 것처럼 행세하며 억지 거짓말로 국민을 강압하고 있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는 물론, 평등권과 노동권이 전대미문의 위협을 받고 있다. 남북관계는 또 어떤가?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할 일이 아닌 상황이다. 평화정착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아사리와 같은 판에서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나? 그들에게 우리의 미래는 무엇인가? 잘못하는 대통령에 처절하게 맞서지도 않는다. 공약하고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 목전의 이익만을 생각해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것은 아닌가? 갑갑하다. 우울하다. 그래서 나는 정치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다.

2. 77세의 나이로 탈고한 조정래의 천년의 질문.” 이 책이 나의 의식을 새롭게 일깨웠다. 질문의 핵심은 다름 아닌 국가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에 의해 제기되어왔던 질문이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써왔던 조정래. 이번에는 천년의 질문을 통해 자본과 권력에 휘말려 소외된 인간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미래를 묻고 있다.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진정한 국가의 미래와 그 사회는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천년의 질문130여 권의 취재 수첩이 그 바탕이다. 매일 11시간의 집필은 나에겐 경이롭게 느껴진다. 한없는 존경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는 죽을 때 대한민국을 가장 사랑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나는 어느새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3. “천년의 질문은 돈과 권력을 향한 자본주의 욕망을 여지없이 들춰내고 있다. 재벌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기자의 추적과 이를 어떻게든 무마하려는 재벌의 더러운 작태의 뒷배를 정치인이 봐준다. 적나라하다.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는 국회의원. 책 속의 부패한 인물 군상은 모두 현실에서 논란이 됐던 사건들이다. 중요한 것은 필자의 질타가 소설 속 부패한 인물들을 향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우리를 향하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해 있는 우리를 향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플라톤의 말처럼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말이다. 막아야 한다. 권력의 부패와 횡포를 막아야 하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이는 결국 우리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정치를 살피고 국가 권력을 예리한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런 일을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야 해야 할 것을 조정래는 갈파하고 있다.

4. 한국은 국가부패지수와 소득불평등도 면에서 아직 후진국이다.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과 보호를 받아 성장한 기업이지만 그들은 분배에는 관심이 없다. 분배적 평등은 늘 개발 논리에 가려진 채 아직도 우리는 기업이 잘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도 잘 산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강요받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 도산하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량 해고와 비정규직 고용체제로 허용했지만, 지금도 노동시장의 48%는 비정규직이다. 상위 10%가 전체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세계 7, 경제력 10위라는 휘황한 숫자들에 가려진 채 우리 사회는 가슴에 꿈을 심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 그들에겐 오직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와 대기업의 취업이 전부다. 바꾸어야 한다. 병들고,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이 나라를 바꾸어야 한다. 작가는 “1,000만 명이 매달 1,000원씩의 후원금을 내어 100개의 시민단체를 만들어 평화 상비군 1,000만 명을 확보하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스웨덴처럼, 노르웨이처럼, 핀란드처럼 세계 모범국가가 될 수 있음을 대한민국 미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촛불을 들고 나섰던 1,700만의 힘으로 이것을 만들어내야 함을 외치고 있다. ‘정치와 언론과 재벌의 돈이 먹이사슬로 연결된 적폐를 샅샅이 파헤쳐 부정부패의 구조를 깨뜨려야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국가 주권은 정부가 아닌 국민에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있지 않은가. 이 의미와 정신을 외면한 채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5. 필자의 말처럼 부패한 국회를 멀리하고, 시민의회를 만들자.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참여하는 선거를 할 수 있도록 하자. ‘에스토니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5대 권력인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재벌의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온상을 시민 권력과 시민의회가 도려내야 한다. 광장에서 당당하게 대통령을 비판하듯이 삶의 현장에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존엄을 위해서라도 결정권을 갖는 모든 을 선출직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직접 민주주의다. 국회의원들을 시민들이 탄핵 소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 국민 과반수의 의견에 반한다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탄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 권력층이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해 헌법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면 국민은 그들에게 위임한 권력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기본 정신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보좌관도 없고 자가용도 없이 자전거로 국회에 출퇴근하며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의원들은 오직 국민의 안녕과 풍요만을 고민하는 그야말로 봉사하는 집단이다. 특권으로 똘똘 뭉쳐진 카르텔 집단인 우리의 국회의원들과는 너무나 비교된다. 우리는 천만 촛불시위로 광장 민주주의 혁명을 이루어냈지만, 5년을 더 넘기지 못했다. 세계가 깜짝 놀란 촛불시위는 21세기 평화혁명의 모델로 칭송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누구 책임인가? 바로 우리 책임이다. 병들고 썩어가고 있는 사회는 유권자인 우리들의 책임이다. 천민자본주의와는 이제 결별해야 한다. 재벌기업들의 광고와 결탁하고, 국가 권력들과 야합하는 언론을 더는 좌시할 수 없잖은가. ‘기레기가 판을 치는 언론들을 빨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끝없이 월권하고 횡포를 일삼는 검찰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다.

6.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임을 우리 모두 인식하자.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주권자인 우리 시민들의 몫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혼자 힘으로 훌륭한 국가를 만들지 못한다. 타인과 연대하고 행동해야 한다. 만들자. 말뿐이 아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자. 우리가 우리 삶을 책임지는 나라를 만들자. 시민단체를 돕자. 시민단체를 돕는 것은 곧 나 자신을 돕는 것이다. 그것이 내 사랑하는 자식과 손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밝아온 새해 벽두부터 꼭 기억하자. 정치가 바로 우리와 우리 후대의 삶에 책임지는 행위임을.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우리 인생에 무책임한 것임을. 절대로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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