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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영윤] ‘힘 자랑’은 이제 그만 (칼럼 제683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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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물류포럼 칼럼 제683

 


힘 자랑은 이제 그만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2024년 새해 들어 3일 동안 북한이 연평도 부근에서 해안포로 사격한 것을 우리 일반 국민은 어떻게 바라볼까? 대부분 북한이 난데없는 포사격을 가했고, 해서는 안 될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것으로 생각할 것 같다. 우리 쪽은 가만히 있는데 북한이 일방적으로 우리를 위협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것이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좀 더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사실 일반 국민에게는 남북 사이에 발생한 일에 대해 스스로 그 내용을 알아보거나 확인할 방법이 없다.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언론 또한 국방부가 말한 것을 받아 단편적으로 보도하는 편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그런 식의 정보전달이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북 적대심을 높이고, 불안감을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남북문제와 관련된 이슈만큼 우리 사회를 큰 진영논리에 휩싸이게 하는 것도 없다. 소위 남북관계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늘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다. 북한의 대남 도발은 주민의 민심 이반 방지를 위해서요, ‘대내 결속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북한 사회주의 사회에 얼마나 큰 민심 이반이 있길래 대내 결속이 그렇게나 요구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 뜬금없는 뇌피셜도 등장한다. 북한의 포격이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어디에 어떤 자신감을 왜 잃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한 마디로 생뚱맞기 그지없다. 2024년 정초 들어 북한이 감행한 포격 사건만 해도 필자는 북한의 난데없는 도발이라기보다는 우리 군의 행동에 대한 대응적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이렇게 말하면 한국 사람으로 어찌 북한 편에 서느냐고 질책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친북 좌파로 몰기까지 한다.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애국자인지는 모르지만, 자기와 같은 생각이 아니기에 필자를 비난한다면 본인은 이에 개의치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겠다.

 

2024년 새해가 밝자 우리 군은 동부와 서부전선에서 일제히 대규모 포격 훈련을 했다. 말이 훈련이지 전시 작전과 같다. ··남해 해상에서도 기동 훈련이 벌어졌으며, 한미연합훈련도 이루어졌다. 육상 최전방에서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예하 번개여단과 한미연합사단, 2사단 예하 스트라이커여단이 연합전투사격을 했다. 주한미군 ‘604 항공지원 작전대대도 참가했다. 여기에는 A-10,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도 수많은 공격용 무기가 포함되었다.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계속된 훈련에 우리 군은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한미연합 전투단의 기동·화력·지휘통제 자산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동맹의 작전 수행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훈련이 끝나서는 적 도발 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한미연합 결전 태세를 확립했다"고 했다. 일명 ··이다. ‘훈련이라고 하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 뭐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군이 훈련하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문제는 최전방 지역에서의 훈련이 북한에는 크게 다른 의미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은 그들의 체제전복과 김정은을 없애려는 연습이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인다. 일명 참수훈련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전투기 기동 훈련은 훈련이긴 하나 명령 하나로 북한 지역 전체를 순식간에 공격대상으로 바꿀 수 있는 연습이다. 그러니 북한은 그런 연습에 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최근 북한의 포격이 그런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바로 그다음 날인 15일부터 7일까지였으니 우리 군의 훈련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난데없는 포격이요 도발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대응과 맞대응은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다반사로 계속되어온 사건이라 새삼스러운 것도 없다.

 

한가지 우리 군의 이번 대응과 관련 짚고 싶은 것이 있다. 15200여 발의 북한 포사격에 대해 우리 군은 400여 발로 응대했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와 인천시, 옹진군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군이 해안포로 사격을 가한 것이 오전 9시쯤부터다. 북한은 이후 2시간 동안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포격을 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군이 400발 정도의 대응 사격을 한 시점은 북한의 포격이 끝난 후였다. 사격을 하기 전 우리 군은 연평도 주민들에게 대피처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다. 오후 1시가 넘어 인천시와 군부대는 완충 구역 북 해안포 사격으로 우리 군은 오늘 오후에 해상사격 예정이니 서해5도 주민께서는 만일의 사태에 유의해 달라"라는 내용의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군의 사격은 북한의 포격에 즉각 맞대응한 사격이 아니었다. 북한의 사격이 종료되고 2시간이나 지난 다음, 또한 해상완충 구역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난 다음 이루어진 사격이었다. 우리 군이 포격을 가하기 전 주민들의 대피를 요청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우리 군의 포격이 북한의 대응발사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일 점심 식사 중이었던 연평도 주민들은 놀라 긴급히 대피소로 이동했다가 우리 군의 사격이 모두 끝난 뒤에야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다음 날인 16일과 7일 북한이 행한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은 일체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이유인즉 그 전날 포격과는 달리 덜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덜 위협적인 것은 또 무엇인가? 군대에서 덜 위협적이고 더 위협적인 것이 따로 있는가? 이런 대응 방식이 과연 바람직한지 묻고 싶다. 이와 같은 대응은 한마디로 말해 주민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행한 도발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꼭 이런 방법밖에는 없는가? 북한은 우리 군이 말하는 5일의 사격은 실제 사격이 없는 폭약을 터트렸다고 하면서 우리 군이 심리전에 넘어갔다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북한이 폭약을 터뜨린 장면을 공개하자 우리 군은 그제야 포사격 전후로 10여 차례에 걸쳐 폭약을 터트린 것으로 파악했음을 인정했다. “폭약을 먼저 터트리고 포사격을 했으며, 포사격이 끝난 뒤에 다시 한번 폭약을 터트렸다고 했다. 왜 그 전날 그런 것을 제대로 보고 이야기하지 못했는가? 일반 국민으로서는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수 없으나, 무엇인가 께름직하고 불안한 것만은 사실이다.

 

서해 접경지역은 한반도의 화약고와 같다. 19991차 연평해전, 2002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그리고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기억하는가? 이런 충돌을 감안하여 지난 20189.19 군사합의에서 남북한은 이곳에서의 충돌을 막기 위해, 완충 구역을 설정하고, 이 구역에서의 포사격과 해상 기동 훈련을 상호 금지했다. 왜 이를 지켜가지 못하는가? 그 책임을 오로지 북한에만 전가할 수 있는가?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했다고 그것과 관련이 없는 9.19 군사합의를 우리 정부 서둘러 파기함으로써 우발적 충돌을 가져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짓인가 말인가?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해야 할 일인지 묻고 싶다.

 

윤 정부는 언제 어디서나 자랑만 한다. 주야장천 힘에 의한 평화. ‘에 의해서만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틀어놓은 확성기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한마디로 천박하다. 정말 힘을 가진 자는 자신의 힘을 자랑하지 않는다. “압도적 힘이제 좀 그만 이야기하라.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인 힘과 그러한 힘을 사용할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에 의해서 구축되는 것이라는 말도 이제는 식상하다. 알아들었으니 한두 번이면 충분하지 않는가? 제발 생각이라도 좀 하기 바란다. 군사적 충돌을 막을 아무런 안전핀이 없는 가운데 압도적 군사력으로만 북한을 변화하게 할 수 있는지? 과거보다 훨씬 거세진 대북한 압박에 북한이 가만히 앉아 있을 것 같은지? 북한은 이제 남한과의 전쟁을 각오하고 있다. 김정은은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했다. 한마디로 죽기 살기식이다. 남한이 무력사용을 기도하거나 자신들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까지 위협했다(조선중앙통신 1.10). 북한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는가? 남북이 당면해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전투기와 포격이 날아다니는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핵무기 한 방이면 모든 것이, 모든 지역이 순식간에 초토화한다. 북한을 위협하는 말의 반복이 국민의 불안을 가중하는 것에도 생각을 좀 해주기 바란다. 남북관계를 계속 이렇게만 가져갈 수만은 없지 않은가. 윤 정부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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