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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지영]미·중의 전략적 모호성, 북한의 선택 그리고 다시 한반도 (칼럼 제593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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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칼럼 제593


·중의 전략적 모호성, 북한의 선택 그리고 다시 한반도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김지영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과 대만해협


20222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은 대만영공에 전투기를 진입시켰다. 미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제제재는 하지만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참전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미국의 불참 선언을 보면서 대만은 두려운 질문이 떠올랐을 것이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참전하지 않겠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도 불참 선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크라이나에 직접 참전하지 않았던 미국이 중국의 대만침공에도 참전하지 않으면 무대응하면, 한국일본과 같은 동맹국들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대부분에게 신뢰성을 잃게 된다.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만의 근본적인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는 조건은 미국과 대만 사이의 조약이다. 미 행정부가 1979년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상호방위조약을 파기했을 때, 미 의회는 대만관계법을 국내법으로 통과시켰다. 이 국내법에 미국은 대만이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대만안보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2년 대만이 느끼는 불안감을 1979년에 제정한 미국 국내법이 잠재울 수 있을까? 대만에 중요한 것은 2022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직접참전해서 대만을 방어할 것인지이다. 그러나 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러시아보다 강력한 중국과 직접 전쟁을 각오하고 대만관계법을 준수하기 위해 미국이 직접 참전한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과거에 양안해협에서 보여준 전략은 확실성보다 모호성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시기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효과적이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부는 경제발전을 위해 평화로운 대외 환경을 구축하려 노력했다. 미국은 중국 침공 시 직접 참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지만, 중국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군사 장비와 무기를 제공해오고 있다. 과거 중국은 군사적 역량도 부족했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모호했기 때문에 거친 외교적 수사와 달리 대만 영토에 군사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1995-6년 대만해협에서 미·중 간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할 때, 미국은 니미츠인디펜던스 두 항모 전단을 타이완 주변에 배치했고, 항공모함과 대치하던 중국이 먼저 퇴각하였다. 이 사건은 미국이 대만해협 충돌 시에 직접 참전할 수도 있다는 전략적 모호성의 다른 일면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대만의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만이 2003년 천수이볜 정부가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한다고 밝혔을 때, 미국 부시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미국은 대만이 처벌받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천수이볜 정부의 모험적 독립정책 추진을 막음으로써 중국 정부의 군사적 대응을 예방할 수 있었다. 20211116일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며 하나의 중국원칙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대외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진핑 정부의 군사력 증강과 공세적인 대외정책이 핵심변수이다. 중국은 2020년에만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380회의 기습을 감행하였고, 20214월 중국은 사상 최대의 함대인 전투기와 폭격기 25대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으로 보냈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이익과 대만의 미래를 위협할 능력이 있다. 중국의 국방비는 대만의 15배이며, 그중 많은 부분이 대만 비상사태에 사용되었다. 중국의 계획은 미국이 대만을 대신해 성공적으로 개입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대만 정책의 전략적 모호성은 두 가지 측면의 함의를 갖는다. 첫째, 미국 대만독립정책에 대한 모호성이 강화되면, 대만 정부는 외교적으로 대중국 독립정책이 억제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대만의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억제하게 되면 중국지도부는 점진적인 중국 중심의 양안 통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대만의 정책과 상관없이 중국이 급진적인 무력통일에 대한 내재적인 요인(국방 능력 강화와 민족주의 여론 확대)이 동기가 될 때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유지 정책은 중국이 대만침공 시 미국은 양안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미국 내 현실주의 외교전문가들은 차이잉원 정부가 집권한 이후 중국의 지도부와 군사전문가들이 강경한 대만 정책을 언급하는 것과 군사력을 급속하게 증강하는 것을 무력통일 시도의 내재적 동기로 해석한다. 따라서 현실주의 미국 외교전문가들은 대만 정책의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고, 중국이 무력통일을 시도할 경우 미국이 반드시 관여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둘째, 미국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줄이고, 대만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경우이다.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원하고, 대만 독립외교를 추구하는 민진당 집권이 지속할 경우, 대만 독립외교정책은 강화될 것이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외교 노선의 강화는 중국지도부와 국내 대중들에게 무력통일 시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할 것이다. 만약 중국공산당이 무력통일을 위한 전쟁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감당할 수 있고, 미국과의 전면을 피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면 중국은 대만침공을 감행할 수 있다.


중국의 전략적 모호성과 북한, 그리고 한반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 중국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의심이 불러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중국은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정치·군사적인 지원을 최소화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정치적, 이념적 동맹국임에도 불구하고, 서방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을 피하려고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거부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이 군사공격을 받았을 시에 과연 중국이 군사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것인지 고민했을 것이다. 대만이 미국에 대해 불안하게 느끼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북한이 중국에 대해 의구심도 당연하다.


북한은 중국과 1961년 조·중 우호조약을 체결하였다. 상대국에 군사적인 상황이 발생할 시에 자동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조약이다. 먼저 2021년에 갱신한 조·중 우호조약이 어느 미래에는 종료될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을 꺼리듯이 중국도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고자 적극적인 대북지원을 주저할 수 있다. 중국은 2013, 2016, 2017년의 북한 핵실험에 대해 미국과 유엔 제재를 결의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하였을 때, ·중은 군사 전략대화에서 북한 급변사태 시에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한 사례도 있다. 미 국방부는 2010년 초 의회에 제출하는 '국방정책 4개년 보고서(QDR)''북한의 4개국 분할통치 계획'을 소개했다. 그리고 중국도 북한 4개국 분할 통치안을 미국에 제시하였다. 20158월에 원전반대조직이 해킹한 자료가 사실이라면, 중국도 미국과 함께 북한을 언제든지 전략적으로 포기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미국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의 강화는 러시아의 대북지원을 제약해야 하는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북한에 대중 대러 관계의 비대칭성을 극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 김일성 시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통해 경제지원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따라 푸틴의 러시아가 무너지면, 북러 관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이 오히려 북·중 관계의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 북한의 대외전략 변화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우려는 북한에 새로운 선택에 대한 기회 또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대외전략노선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따라 기회가 되거나 위기가 될 수 있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실패하고 푸틴체제가 무너지면, 북한은 중국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전략적 모색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 새로운 모색은 북한 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남북협력의 전환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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