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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지영] 펠로시 대만 방문의 지정학적 대차대조표 (칼럼 제606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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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칼럼 제606


펠로시 대만 방문의 지정학적 대차대조표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김지영


세계 주요 미디어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원인과 미·중 경쟁의 지정학적 요인에 주목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펠로시 의장은 지난 83일 대만에 도착해서 19시간 동안 체류했다. 대만 방문 중 펠로시 의장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했지만,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하고,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만나고, 대만의 TSMC 기업의 CEO와 비공식 회담을 진행하였다. 미디어들은 다가오는 미 중간선거를 위한 민주당의 대중국 강경 노선의 부각, 펠로시 의장의 정치적 유산의 축적 그리고 대만 국내정치를 위한 차이잉원 총통의 동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필자는 세계 미디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쟁점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중국 지도부의 군사적 대응은 계산적이고 절제되어 있다. 이번 펠로시 방문으로 인해 중국의 외교적 수사는 거칠었고, 대대만 군사훈련은 과거보다 대담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미사일 11발을 포함하는 대대만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중의 항공모함이 대치했던 1995-63차 양안 위기 이후 가장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는 우발적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응은 계산적이고 절제되어 있었다. 미국과의 직접 충돌은 피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중국이 군사적 대응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이후부터 진행되었고, 대만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 경로의 위협성과 달리 그 횟수는 11회에 그쳤다.


중국 지도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배세력 교체를 위한 단기전쟁 목표 실현에 실패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중국이 2025년까지 미국이 지원하는 대만과의 단기전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10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3연임을 통과시킨 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불확실한 요소들을 통제해야 한다. 가장 우선하여 당면하고 있는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내적인 측면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봉쇄정책의 지속으로 인한 경제 침체, 장기적인 부동산 거품과 그로 인한 부실대출, 청년실업, 기업부채 등은 중국공산당의 통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문제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 안보적 포위망에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는 양안 해협의 군사적 훈련은 전면전이나 군사적 충돌로 확장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둘째, 양안 간 핵심경제협력이 양안 위기를 판단하는 근본지표이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한 보복성 대응으로 군사적 대응과 함께 일부 농산물과 건축 자재에 대한 무역 규제를 강화했다. 대만 재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대중국 식품 수출액은 약 168,200만 달러가 될 것이며, 그 중 조리 식품의 수출액은 약 64,600만 달러에 이른다. 3대 시장은 미국, 중국 본토, 홍콩 순이며 후자의 2개 시장은 약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DBS 그룹 홀딩스에 따르면 2021년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농산물 비중은 전체 수출의 0.6%에 불과했다.


이번 제재는 반도체와 핵심제조업 협력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실제로 차이잉원 총통은 "우리의 고도로 의존하는 경제 관계로 인해 중국이 대만 기업에 더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언급했다. 현재 미·중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 반도체 부문에 대한 접근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안보의 필요성이다. 대만의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약 64%를 차지한다. 여전히 4,000개 이상의 대만 공장이 중국 본토 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장쑤성 쿤산에서만 대만 기업이 100,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은 중국에 30개 이상의 공장에서 100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애플에 공급하는 업체 중에서 가장 큰 폭스콘(Foxconn), 위스트론(Wistron), 페가트론(Pegatron)의 제품 제조는 대만 기업에 의해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번 펠로시 방문으로 인해 대만은 경제적인 타격을 받겠지만 그 영향은 미미하다.


결국,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의 양안 경제협력이 어떻게 변화하는 것이 양안 관계의 실질적 전환의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번 양안 갈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대만 반도체를 포함하는 제조업 공장이 철수하게 된다면, 펠로시의 방문이 동아시아 질서의 실질적인 전환을 가져온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대만인들의 평화안정에 대한 여론과 중국 지도부의 안정적 정세관리의 필요성으로 인해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셋째, 양안 해협의 실질적 변화는 대만 국민의 여론변화에 따른 민진당과 국민당의 역학관계에 달려있다. 최근 대만인의 양안 관계에 대한 의식을 보여주는 두 개의 흥미있는 통계가 있다. 첫 번째 통계는 국립정치대학 선거연구센터가 1994년부터 정기적으로 진행한 양안 관계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설문통계 조사이다. 지난 7월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9%가 양안 관계의 변화를 원하지 않거나 결정을 연기하는 것을 선호하였고, 25.2%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고 독립을 지향하였다. 즉각적인 독립(5.1%)과 통일(1,3%)을 선호하는 비율은 현상 유지 및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하는 비율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결과에 따르면 대만인은 점진적인 방식의 양안 관계 변화를 선호하며, 응답자의 56.9%는 여전히 즉각적인 대만의 독립에는 유보적이다.


두 번째 통계는 온라인에서 진행한 즉각적인 조사이다. ‘야후치모83일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영향에 관해 물었다. 4일 오전 813000명이 투표한 기준으로 살펴보면, 응답자의 75.7%의 국민이 대만 방어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결정에 대해 전혀 신뢰하지 않거나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고, 70.8%는 양안 관계가 매우 안전하지 않다 밝혔으며 67.8%가 조금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표현했다. 체계적이지 않은 온라인 설문의 한계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인의 불안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은 다가오는 11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고전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은 올해 6월까지만 해도 36%를 기록했으며, 이것은 2020년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였다. 812일엔 대만 6대 광역시 중의 하나인 타오위안시의 민진당 후보 린즈젠이 논문 표절로 인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결정으로 인해 자당의 후보인 린즈젠을 지지해왔던 차이잉원 총통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차이잉원 총통은 표절 결정을 내린 국립대만대학의 심사에 의문을 표시했고, 이로 인해 대만 국민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당도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당은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국민당은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방향으로 대외정책을 변화하고 있다. 국민당 의원들도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국민당은 홍콩민주화운동 이후 대만 젊은 층에서 퍼지고 있는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16년 총선, 2018년 지선, 2020년 총선을 연속으로 패배한 국민당의 처지에선 202211월 지방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국민당의 최대 과제는 경쟁력이 있는 총통 후보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대만 사회는 총통 후보 잠재력이 있는 타이베이 시장 후보 장완안의 승리에 주목하고 있다. 장완안 후보는 대만 초대 총통인 장제스의 증손자이고, 청년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중도적 태도를 보이고, 43세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졌다. 그가 수도 202211월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되면, 2024년 국민당의 강력한 총통 후보가 될 수 있다. 장완안의 승패는 향후 국민당의 부활과 양안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차이잉원 정부에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활용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방문 기간 중 미국 대만 안보지원 재확인, 중국 인권문제, 반중국 기술동맹을 강조했다. 이에 차이잉원 총통은 펠로시 의장과의 기자회견에서 "대만 사람들은 열광적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기 때문에 대만에 와서 우리를 지지해주는 좋은 국제 친구들이 많이 있다"라며 "우리 정부와 군대는 준비가 되어 있고 항상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대만 총선거에서 28%까지 지지율이 추락했던 차이잉원 총통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홍콩민주화운동과 그로 인해 급증한 반중 정서였다. 1995-63차 대만 해협의 위기 이후 대만 독립을 주창했던 리덩휘 총통이 1996년 재선에서 승리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차이잉원 총통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로 소개된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반중 정서의 결집으로 차이잉원과 민진당의 승리한다면 2024년 민진당의 재집권에 유리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현재 대만 독립의 추세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양안 해협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승리할 경우, 2024년 국민당의 집권과 양안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국,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의 대차대조표는 11월 대만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도 양안 해협은 미국, 중국, 대만의 전략에 따라 다양한 군사 외교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이다. 국가 간의 외교적 수사와 양안 해협의 군사적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로 전이될 수 있는 양안 해협의 위기를 전망하기 위해 파도를 일으키는 조류에 해당하는 대만 내 대중여론 및 정치 변화와 양안 경제협력의 질적 변화를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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