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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지영] 러우전쟁 이후 중러경제연대의 확대와 한계 (칼럼 제619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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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칼럼 제619호

러우전쟁 이후 중러경제연대의 확대와 한계

국립통일교육원 김지영


소프트파워를 개념화한 하버드 대학의 조셉 나이 교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중러관계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였다. 그는 20151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라는 저널의 기고문에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략에 대한 대러 국제제재가 중러연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중러 간의 에너지 수출입 증가와 브릭스를 포함한 중러 중심의 새로운 다자기구 형성은 두 나라의 관계 강화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지만 인구 및 국력의 비대칭성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와 중국의 대미경제의존도로 인해 중러협력 관계는 한계를 가진다고 진단하였다. 그리고 그는 기고문의 마지막에 중국이 권위주의 동맹을 위해 중국 공산당 정당성의 근간인 경제 성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강조하였다.


“(미국의)두 적수(중국과 러시아)를 뭉치게 하는 방식으로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1970년대 미중 데탕트를 이끌어 낸 전 미국무부 장관 헨리 키신저의 대답이었다. 그는 지난 5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미국판 편집인 에드워드 루스와의 대담에서 외교적인 방식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고정불변하지 않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각 국가의 상황에 따라 접근하는 균열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키신저는 미국이 의도적으로 중러 간의 균열을 만들 수는 없지만, 상황이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 정치 요인과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탈동조화 전략으로 인해 국제질서는 키신저 박사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202210월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이 확정된 중국지도체제는 시진핑 절대권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이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당내 세력 간의 균형과 민주주의를 위해 중국 공산당이 유지해왔던 집단지도체제가 무력화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차 당대회에서 강조한 공동부유와 경제안보는 미중 간의 적대적 경쟁 구도를 심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키신저 전 장관이 전망하는 상황적 기회 요인이 줄어들고, 중러 권위주의 정치연대가 강화되는 도전요인이 늘어나는 것이다.


경제연대의 측면에서 중러무역협력은 빠른 속도록 발전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나온 한 미국의회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무역, 에너지, 금융, 기술, 항공우주 분야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중국의 대러 무역 비중은 201311%에서 202118%로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 내 유럽연합과의 무역 비중이 중국과의 비중으로 옮겨간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에너지, 비료, 금속(, 니켈, 티타늄, 백금 등)을 포함한 전략적 수출을 제공하며, 중국은 원유, 천연가스, 석탄을 러시아로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중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밀에 대한 수입 규제를 풀었다.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하는 품목 중에 기계·전자(288억 달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비금속(57억 달러), 섬유·의류(54억 달러), 자동차·선박·항공기(50억 달러)의 비중이 그 뒤를 잇는다.


중러 간의 금융경제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당국은 20223월 미국 주도의 대러경제제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관계 당사국'과 정상적인 무역·금융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다른 기업들도 러시아 및 서방의 자산을 사들이고 석유 및 석탄과 같은 일부 무역상품에 대해 위안화로 표시하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2019년 미 달러화 사용을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양국 교역의 약 25%가 위안화 또는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됐다. 그리고 중국 위안화는 러시아의 상하이 금 거래소와의 관계를 통해 에너지나 금으로 뒷받침될 수 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16월 현재 준비금의 약 14%가 인민폐에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중국의 무역 중심 산업구조는 중러협력의 약한 고리이다. 중국은 현재의 무역 체계인 미국 달러와 주요 7개국(G7) 수출 시장 접근성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 공급망을 중국에 연결하는 일대일로 무역 네트워크, 글로벌 위성 위치 설정 및 스마트 장치 운영 체제가 포함된다. 중러 중심의 새로운 질서로 급격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자국의 현재 무역체제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도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단기간 내에 중러연대의 급격한 발전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미국은 중러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대응전략은 미국의회 보고서의 주요 질문에 잘 드러난다. 첫째, 미국은 무역과 금융에서 새로운 규칙, 표준 및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중-러 노력을 좌절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하는가? 둘째, 현재 기간 또는 기간에 걸쳐 석유 또는 금으로 뒷받침되는 글로벌 위안화 표시 무역의 잠재력은 무엇인가? 국방력과 금융경제는 중국이 미국과의 세력경쟁에서 열세를 셋째,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수출 통제는 충분한가? 넷째, 미국은 중러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여 중국이 제재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하는가? 다섯째, 미국은 대러시아 2차 제재를 제정해야 하는가, 아니면 중국과의 기술 무역과 무역 조건을 강화하여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과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해야 하는가?


우리도 국익의 관점에서 중러연대로 인한 국제질서의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 중러관계의 변화는 한국의 경제안보와 직결된다. 따라서 미국이 던지는 질문과 중러경제연대의 추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준비해야 한다. 미국이 던지는 질문을 우리 국익의 관점으로 치환한다면, 중러연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첫째, 중러연대가 주도하는 브릭스 플러스(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새로운 규칙, 표준 및 시스템의 발전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러 간의 에너지 무역확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러연대와의 관계 강화는 글로벌 위안화의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셋째, 중러연대가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확대발전했을 때, 한국은 브릭스 플러스와의 관계를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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