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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한 인프라 산책-26 (박하) 태양광 열풍의 그림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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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프라 산책-26 (박하)


태양광 열풍의 그림자


박원호 기술사


2023년 현재, '먼저 온 통일'로 불리는 탈북자들이 35,000명을 넘었다. 이들이 하나원을 나와 배정받은 아파트에 입주한 뒤, 공통적으로 문화충격을 받았다는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수도꼭지에서 찬물과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온다는 점. 다음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신기하게도 전깃불이 켜진다는 점이다. 이 두가지는 '세상에 부럼 없는 나라의 수도 평양' 에서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일이다.

2023년 평양의 전기 사정은 어떨까? '남북의 창'(KBS)에 의하면, 신축 공공건물의 지붕마다 태양광전지 패널(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중이다. 건물은 물론 대동강 유람선에도 태양광을 설치했다고 홍보할 뿐 아니라, 초고층 살림집 베란다에도 경쟁적으로 설치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북한에서 태양광 패널 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어서, 정책적으로 2015년 경부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KDI 북한경제리뷰(2023. 4.)에 의하면,

'2020년 전체 가구 수 대비 태양광 패널 보급률은 46%로, 관북⋅ 관서 지방의 보급률이 평양 지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런데, 태양광 패널을 공공건물의 지붕에 설치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고층 살림집 (아파트) 베란다, 즉 세대별로도 설치한다는 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정용 전기를 두고 왜 세대별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며, 이들은 어떤 용도일까? 세대별 태양광 패널의 설치 용도는 TV 시청 및 휴대폰 충전용이라고 한다.

비공식 통계이긴 하지만 2021년 기준, 태양광 발전 총량은 전체 전력 수요의 0.6%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태양광 패널 설치를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한의 전력인프라 상황이 진전이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강조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수력발전 시스템에 심대한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수력발전은 북한 전체 전력 수요의 50%를 부담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운영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둘째, 지역별 소수력 전원 개발 정책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전력 사정에 별다른 성과가 없어 보인다. 북한은 2010년대 이래 지역별 소수력 전원 개발에 집중했으나 그 효과가 미미했다고 한다.

셋째, 코로나 사태, 유엔 경제 제재에 의한 국경 봉쇄의 장기화로 인해 발전소의 유지관리, 즉 부품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태양광 열풍은 북한 전력 인프라 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응당 국가가 책임져야 할 가정용 전기조차 자력갱생을 강요하는 셈인 것이다.

사실 북한의 총 전력 생산량은 남한의 30%가 아니라, 3%에 지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인데, 최근 들어 북한은 전력 소모가 많은 야간 행사에 주력하고 있으니 전력 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즉 북한의 태양광 정책은 전력 인프라 운영에 있어 갈수록 그림자만 짙게 드리우는 격인 것이다.

만약 1990년대 중반, 북한 경수로사업이 성공했다면 이런 사태는 결코 없었을 것이다. 이미 그로부터 3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북한 당국의 전력 정책은 산업화 전략은 고사하고 현상유지 조차 어려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태양광 열풍이 전력 인프라의 빛이 아니라 짙은 그림자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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