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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영윤 회장]이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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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OLOFO 칼럼은 본포럼 이사인 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박사의 칼럼을 실을 예정이었습니다만, 필자 사정상 싣지 못하고 대신 김영윤 회장의 칼럼을 보내드립니다.



이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회장



필자가 요즘 들어 비로소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왜 그것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는가. 남북관계와 대북 정책을 들여다보는 전문가인 척 했지만 순전히 허깨비였다. 천진난만했던 생각에 큰 자괴감이 든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2008년 2월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지난 정부의 그것과 비교하여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정부가 “실용”이라는 것을 내걸었기 때문에 ‘대북 관계에서 우리한테 손해나는 것을 구태여 하겠는가’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이 대기업의 CEO 출신이고, 또 기독교 장로 출신인지라 내 마음 언저리에는 희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부가 출범하려고 하면서 통일부를 없애겠다는 의지에 남북관계를 다소 불안한 눈길로 내다보기도 했지만, 그 때 설마 이렇게까지 단절의 남북으로 갈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그의 대북 정책에 대한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한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고,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그의 대북 관계 비전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내가 가진 희망은 오히려 더 커졌다. 어디 그 뿐인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일어났지만, 국회 개원연설(2008.7.12)에서, 그래도 남북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내심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당일 피격사건을 보고 받고 국회 연설을 하러가는 차안에서 대통령 혼자만의 의연한 결심이 결코 공허한 결심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있지 않아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정리된 청사진이 나올 줄 알았다. 적어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그런 약속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기우였고 착각이었다.

 

대통령의 대북관이 직접 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2월 31일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였다. 그 때 대통령의 말은 비수보다 더 차가웠다. 통일부가 남북관계를 전환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대통령은 “더는 무엇을 북한에 줘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북관계를 종래 해오던 방식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목표가 되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했다. 섬뜩했다. “아 우리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저렇게 까지 생각하시는 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그래도 당시 대통령의 말이 다름 아닌 남북관계를 올바른 궤도 위에 올려놓기 위한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놀란 가슴을 부여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남북관계의 정립인지 현인택 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통일부가 곧추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INFLO 2호 칼럼).왜냐 하면 대통령이 남북관계가 북한에 무엇을 주는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이야기만 했을 뿐, 다른 주문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반년. 대통령이 의미하는 올바른 남북관계는 아직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다. 대북한 압박정책만 드러나고 있을 뿐, 어떤 것이 올바른 남북관계인지 알 수 없다. 달리 말해 올바른 남북관계를 위한 정책수립은 없고 대북한 압박만이 존재하고 있는 느낌이다. 하기사 대통령의 생각이 남북관계를 결정짓는 상황에서 그 어떤 다른 정책도 큰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임은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강한 대북 압박정책이 목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대통령의 지난 G-8 정상회담차 방문한 스웨덴에서의 언급이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강하게 나가는 것은 이렇게 해서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기 위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말에서 대북한 대화와 협력보다는 북한을 굴종시키겠다는 마음을 먼저 읽는다. 북한이 우리의 말을 듣게 해야 한다는 힘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얼핏 보면 맞는 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행위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힘이 동반되어 갈등이 평화롭게 해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힘은 상대의 힘을 불러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국정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생각과 말 한마디가 남북관계에 그대로 반영되는 현실에서 나 같은 사람이 어찌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지 않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북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에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질테니까.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물론 대통령의 생각이 대통령 혼자의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사회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북한 우월감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 대한 한없는 우월감. 북한이 지질이도 없고 못났고, 가난하고 못살기 때문이 아닐까? 있는 자의 없는 자에 대한 무시, 오만, 독선, 끝이 없는 우월감은 북한이 바로 그렇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들을 가르쳐야 하고, 잘못을 때려서라도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강한 압박정책은 그 뒤에 반드시 대안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정책이 통하지 않을 경우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위험하다. 우리에게 과연 그런 대안이 있기라고 한지. 대안 없는 위험 속으로만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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