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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경태]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남북경협 패러다임 (칼럼 제639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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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OFO칼럼 제639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남북경협 패러다임

놀랄만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만나다

 

 

민경태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미국 ‘Open AI’202211월에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Chat GPT(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GPT-4 버전은 인간의 시냅스 수와 비슷한 수준인 100조 개의 매개변수를 갖추면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제공한다. 수백만 개의 웹페이지로부터 사전 학습을 하면서 훈련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지식정보 전달만이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답변과 기술적 문제의 해결방안도 제시하는 등 대화 가능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다.

 

최근에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본 ‘Chat GPT’와의 대화는 신기하다는 느낌을 넘어서서 매우 충격적이었다. 앞으로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두려움이 느껴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Matrix)’에서 묘사되었듯이 전 지구가 하나의 전자뇌로 곧 연결될 수 있을 것같다. 이제까지 인류 역사상 어떤 지식인 집단도 해내기 어려운 수준의 정보검색과 분석능력을 갖춘 거대한 전 지구적 인공지능의 탄생을 우리가 지금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발전시킨 언어 모델은 이제 단순한 번역이나 해석 분야에서 인간을 이미 초월했다. 게다가 방대한 학습을 통해 구축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조사 업무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앞으로 인간은 어떤분야에서 인공지능과 차별화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할까. 과거엔 농업적 근면성과 성실함도 학문의 분야, 특히 글로 작성되는 산출물을 내는 지적노동 영역에서는 상당히 필요한 자질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자료에서는 찾을 수 없는 컨텐츠 또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미 과거에도 인공지능으로 인한 사회변화가 예측되어 왔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인류가 예측했던 변화 방향과 최근의 발전 방향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흔히 인공지능 기술이 주로 단순 노동을 우선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감안하면 지적 노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의료, 법률, 금융, 언론,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이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갑자기 이렇게 예상을 초월한 엄청난 발전이 가능해 진 것은 데이터와 컴퓨팅능력의 폭발적인 증가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방대한 학습을 할 수 있었고, 더욱 정교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 구조와 인지 과정을 모방하는 딥러닝(Deep Learing) 기술을 개발해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흉내 내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물리적 운동능력을 모방하는 로봇보다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분야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만간 전 세계 인류의 삶과 산업구조 전반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변화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의 패러다임에도 대전환이 일어나고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시대에서는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남한과 북한이 협력해야 할까. 기존 경제협력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인공지능 시대에 남북 경제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남한, 북한 등 3자의 효율적 분업구조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 인공지능이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영역에서는 남북한의 인력을 투입하지 말고, 남북한의특성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차별화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와 경쟁하는 다른 나라들도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할 것이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비해 비효율적인 분야를 가능한 축소해야 한다.

 

특히 정보 처리와 지적 노동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지식노동자의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관련 분야에서 단순 공정을 다루는 지식노동자의 역할축소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적 노동 분야에서도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고급 관리자는 여전히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도 정보 처리와 관련된 단순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빠르게 대체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 서비스와 함께 인간 감정이 수반되는 영역에서는 다르다. 예를 들어 북한 관광산업에서 단순 안내 및 정보 전달 업무는 전자기기와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지만, 관광객과 함께 현장을 안내하면서 감성적 교류를 포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쉽지 않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남북한의 새로운 분업구조 조정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에 따라 자동화 수준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므로, 과거 방식대로 북한 노동력의 임금 경쟁력에 의존하는 남북 경협 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남북한 경제협력 모델도 진화해야 한다. 남북 경제통합을 통한 미래 한반도의 경제발전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미래 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즉 미래 변화를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은 개발도상국 발전 방식을 북한에 적용해서는 남북한의 경제가 통합이 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가 가져올 새로운 남북경협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이 거대한 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 한반도의 미래 전략 구상이 필요하다.

 

다음 기고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남북 경제협력 모델에서는 북한의 산업 분야별로 좀 더 구체적인 차별화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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